클라우드 청구서는 환율이 오른 지금 스타트업에게는 부담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많은 경영진이 이 청구서를 "엔지니어가 알아서 줄일 영역"으로 미뤄둔다. 현실은 정반대다. AWS 비용의 30~50%는 기술이 아니라 의사결정에서 새어 나간다. 쓰지 않는 자원을 끄는 결정, 장기 약정을 승인하는 결정, 어떤 워크로드를 어디에 둘지 정하는 결정은 모두 경영의 영역이다. CEO가 직접 챙겨야 할, 그리고 챙길 수 있는 여섯 가지 테크닉을 정리한다.

1. EC2 사이즈를 모니터링한 뒤 작은 것으로 바꿔라

클라우드의 가장 흔한 낭비는 '혹시 몰라서' 크게 잡아둔 서버다. 온프레미스 시절에는 한 번 산 서버를 줄일 수 없었지만, 클라우드는 언제든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본질적 차이다.

먼저 데이터를 봐야 한다. CloudWatch로 CPU·메모리·네트워크 사용률을 12주 관찰하면, 평균 사용률이 1020%대에 머무는 인스턴스가 줄줄이 나온다. AWS Compute Optimizer는 이 데이터를 자동 분석해 "이 인스턴스는 한 단계 작은 사양으로 충분하다"는 권고를 무료로 제시한다. 한 단계(예: large → medium) 다운사이징은 곧바로 약 50%의 단가 절감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두 가지 무기를 더한다. 첫째, 사용량이 일정치 않은 워크로드는 버스터블 계열(t 시리즈)로 옮기면 평소엔 낮은 단가를, 순간 부하 때는 크레딧으로 성능을 끌어쓸 수 있다. 둘째, ARM 기반 Graviton 인스턴스는 동일 성능 대비 단가가 낮아, 호환만 확인되면 가장 손쉬운 절감 카드가 된다. 핵심은 "추측으로 사이징하지 말고, 측정한 뒤 줄여라"는 원칙이다.

2. 쓰지 않는 인스턴스와 리소스를 삭제하라

청구서에서 가장 억울한 항목은 '아무도 쓰지 않는데 매달 돈이 나가는' 자원이다. 대표적인 유령 자원은 다음과 같다.

유령 자원 왜 새는가
분리된 EBS 볼륨 인스턴스를 지워도 볼륨은 남아 매달 과금
중지된 인스턴스의 EBS 인스턴스를 stop해도 연결된 스토리지는 계속 과금
미연결 탄력적 IP(EIP) 할당만 하고 붙이지 않으면 오히려 과금 대상
오래된 스냅샷·AMI 세대가 쌓이며 스토리지 비용 누적
트래픽 없는 로드밸런서 시간당 고정 요금이 묵묵히 쌓임
NAT 게이트웨이 시간당 요금 + 데이터 처리 요금의 '숨은 복병'

이런 자원은 한 번 청소로 끝나지 않는다. 태그(Tag) 정책을 세워 모든 자원에 소유자·프로젝트·만료일을 표기하게 하고, 분기마다 미사용 자원을 정리하는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AWS Trusted Advisor와 Cost Explorer가 후보를 자동으로 추려준다. 경영진 입장에서 할 일은 단순하다. 태그 없는 자원은 만들지 않는다, 분기마다 정리한다는 규칙을 조직 문화로 만드는 것이다.

3. RI와 Savings Plans로 장기 약정 할인을 받아라

상시 가동되는 워크로드(데이터베이스, 기간계 서버 등)를 온디맨드 요금으로 24시간 돌리는 것은 가장 비싼 방식이다. 안 끌 서버라면 약정으로 묶어 할인을 받는 것이 정석이다.

선택지는 두 가지다. 예약 인스턴스(RI)는 특정 인스턴스 구성을 1년 또는 3년 약정하는 대가로 온디맨드 대비 최대 75%까지 할인을 제공한다. 반면 Savings Plans는 인스턴스 종류가 아니라 '시간당 사용 금액'을 약정하는 방식이라 더 유연하다. 2026년 기준 Savings Plans의 할인 폭은 상품과 약정 조건에 따라 약 32~72% 범위이며, Compute Savings Plan은 3년 전액 선결제 시 약 66%에 이른다.

실무에서는 둘을 섞는다. EC2·Fargate·Lambda 같은 컴퓨트에는 유연한 Savings Plans를 적용하고, 더 깊은 할인이 필요한 특정 데이터베이스 워크로드에는 RI를 쓰는 조합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RDS·ElastiCache·Redshift·OpenSearch 등은 Savings Plans가 아닌 RI로 커버하며, 2025년 12월에는 데이터베이스 전용 Savings Plans도 새로 출시됐다.

다만 약정은 양날의 검이다. 약정량을 채우지 못하면 그 차액이 '낭비된 약정'으로 청구된다. 그래서 최근 6090일의 사용 데이터에서 평균이 아닌 '최저 사용 바닥(floor)'을 찾아, 그 바닥의 약 7080% 수준만 약정하는 것이 안전한 전략이다. 규모가 커지면 추가 혜택도 있다. 단일 리전에서 활성 RI의 정가 합계가 50만 달러를 넘으면 선결제·시간당 요금 모두에 5% 추가 할인이 자동 적용된다. 경영진은 "전부 약정"이 아니라 "안 끌 만큼만 약정"이라는 균형점을 잡아야 한다.

4. 정적 사이트·경량 서비스는 무료 계정으로 이전하라

회사 홈페이지, 랜딩 페이지, 문서 사이트, 사내용 정적 대시보드처럼 '서버 로직이 거의 없는' 서비스를 AWS의 유료 자원으로 돌리는 것은 과잉 투자다. 경쟁 클라우드들은 이 영역에 강력한 무료 계정을 제공한다.

서비스 무료 제공 내용
Cloudflare Pages 정적 사이트 호스팅, 자동 HTTPS, 글로벌 CDN, 대역폭 무제한
Oracle Cloud Always Free ARM 컴퓨트, 객체·블록 스토리지, 관리형 DB, 월 egress 대량
Microsoft Azure 무료 계정 초기 크레딧 + 12개월 무료 인기 서비스 + 상시 무료 서비스군

정적 사이트에는 Cloudflare Pages가 특히 위력적이다. Cloudflare Pages는 모든 요금제에서 대역폭에 하드 캡을 두지 않으며, 정적 자산에 대한 요청은 무료·무제한이다. 이는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의 결과로, 대역폭이 원가의 핵심인 Vercel·Netlify가 따라오기 어려운 구조다. 트래픽이 폭증해도 추가 과금 걱정이 없다는 뜻이다.

서버가 필요한 경량 서비스라면 Oracle Cloud의 상시 무료 티어가 강력하다. Oracle의 Always Free는 Ampere A1 4 OCPU + 24GB RAM, AMD VM 2대, 200GB 스토리지, Autonomous Database, 월 10TB egress를 영구 무료로 제공한다. 신규 가입 시 30일·300달러 상당의 시험 크레딧도 별도로 주어진다. 단, 인기 리전에서는 ARM Ampere A1 자원이 수요 폭증으로 '용량 부족(Out of capacity)' 오류가 나는 경우가 있어 리전 선택에 약간의 인내가 필요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5. 국산 클라우드로의 이전을 검토하라

동일 사양을 기준으로 보면 국산 클라우드의 단가가 글로벌 3사보다 낮은 구간이 분명히 존재한다. 동일 사양 비교 시 NHN Cloud는 AWS·Azure 대비 약 2022% 저렴하며, 국내 사업자끼리는 네이버 클라우드가 NHN Cloud보다 약 57% 낮은 단가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단가 외의 구조적 이점도 크다. 국산 클라우드는 원화로 과금하므로 환율 변동 위험이 없고, 국내 자체 데이터센터 운영에 따른 인프라 안정성과 지리적 이점이 있다. 여기에 약정 할인과 파트너 할인을 더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1년 약정 시 온디맨드 대비 최대 30~40% 할인, 공식 MSP 파트너 계약 시 별도 볼륨 할인이 적용되며, NHN Cloud는 스타트업·중소기업 대상 최대 5,400만 원 규모의 크레딧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다만 '단가 20~80% 저렴'이라는 폭넓은 수치는 무엇을 옮기느냐에 따라 갈린다. 단순 서버 단가 차이는 20% 안팎이지만, 글로벌 클라우드에서 비싸기로 악명 높은 데이터 전송(egress) 비용과 환차손까지 포함하면 절감 폭은 훨씬 커진다. 반대로 마이그레이션 비용, 글로벌 리전 부재, 일부 매니지드 서비스의 기능 차이는 분명한 한계다. 따라서 의사결정은 단가가 아니라 TCO(총소유비용) 관점에서 — 네트워크 비용, 기술지원, 이전 공수, 운영 인건비를 모두 포함해 — 워크로드별로 쪼개서 내려야 한다. "전부 이전"이 아니라 "국내 트래픽 중심 워크로드부터 선별 이전"이 현실적이다.

6. 무료 크레딧을 챙기고, 어카운트 담당자와 깊게 소통하라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고객을 묶어두기 위해 막대한 무료 크레딧을 푼다. 이를 모르고 정가를 내는 것은 가장 아까운 손실이다. AWS Activate, Microsoft for Startups, Google for Startups, Oracle 스타트업 프로그램은 스타트업에 수천~수만 달러 규모의 크레딧을 제공한다. 액셀러레이터·VC 포트폴리오사 또는 특정 인증 파트너를 통하면 한도가 더 커진다.

그리고 가장 저평가된 무기는 사람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고객에게는 어카운트 매니저(AM)와 기술 담당자(TAM)가 배정된다. 이들과 깊게 소통하면 공개 요금표에 없는 협상 카드가 열린다. 사용량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전사 차원의 약정 할인 계약(EDP, Enterprise Discount Program)을 협상할 수 있고, 신규 서비스 도입 시 추가 크레딧, POC(개념검증) 비용 지원, 아키텍처 무료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청구서를 줄이는 가장 빠른 길이 때로는 기술이 아니라 분기마다 담당자에게 거는 전화 한 통이라는 점을 경영진은 기억해야 한다.

맺으며

여섯 가지 테크닉은 난이도와 효과가 다르다. 1·2번(사이징·정리)은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무료의 즉효약이고, 3번(약정)은 한 번의 결재로 가장 큰 절감을 만든다. 4·5번(무료 계정·국산 이전)은 워크로드 성격을 따져 선별 적용해야 하며, 6번(크레딧·협상)은 꾸준한 관계 관리에서 나온다.

클라우드 비용은 '기술 부채'가 아니라 '경영 규율'의 문제다. CEO가 매달 청구서의 상위 5개 항목만 직접 들여다봐도, 그리고 "이건 왜 이렇게 나오는가"를 묻는 습관만 들여도, 절감의 절반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본 칼럼은 2026년 5월 기준 공개 정보와 각 클라우드 사업자의 요금 정책을 토대로 작성되었으며, 일반적인 비용 최적화 관점을 제시할 뿐 특정 기업의 계약·재무·법률 의사결정을 대신하지 않는다. 약정·크레딧·요금 조건은 사업자 정책에 따라 수시로 변동되므로, 실제 의사결정 전 최신 요금표와 담당자 확인을 권장한다.

글 · 김호광 (Dennis Kim) — Cyworld ex-CEO, Betalabs 대표, 전 Microsoft Azure MV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