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 생태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한때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구제역', '카라큘라' 등은 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며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들 앞에 '쯔양 사태'라는 거대한 암초가 나타났고, '탈덕수용소'는 형사 추징금과 잇따른 민사 배상으로 수억 원의 청구서를 받아들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사이버 렉카(Cyber Wrecker·인터넷 폭로 전문가)들의 시대는 정말로 저물고 있는 것일까? 그들을 심판하는 듯 보이지만, 정작 피해자를 외면해 온 우리 제도의 민낯과, 이제야 움직이기 시작한 입법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캄캄한 법의 사각지대: "당신은 언론이 아니다"

현행법 체계에서 유튜버와 같은 1인 미디어 창작자는 '언론'이 아니다. 이는 곧 이들이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해도, 피해자들이 신문이나 방송사에 행사할 수 있는 강력한 구제 수단인 '언론중재위원회'의 문을 두드릴 수 없다는 의미다.

언론중재법은 '언론'을 신문, 방송, 잡지 등 전통적인 정기간행물과 인터넷신문으로 한정한다. 지상파·케이블·위성방송, 신문·인터넷신문·포털 등은 언론중재·피해구제 법률의 적용을 받지만, 유튜브 채널과 같은 1인 미디어는 이 정의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왔다. 1인 미디어 콘텐츠는 방송법상 심의 대상도 아니어서, 일반적인 인터넷 콘텐츠 규제에 기대 사후적으로만 제재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제도적 공백은 치명적이다. 피해자들은 형사 재판의 느린 절차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무차별적인 2차 가해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피해 구제의 '골든타임'을 놓친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사이버 렉카가 유명인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자극적 콘텐츠를 만들어 수익을 얻으며, 사생활 노출·허위사실 폭로·명예훼손·공갈·협박·음모론 유포 등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형사적 규제는 엄격한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처벌이 어렵고, 행정적 규제는 해외 플랫폼에 국내법을 강제 집행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되어 왔다.

핵심은, '구제역 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보다 허위정보로 이익을 취하는 '구조' 자체를 차단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는 점이다.


'탈덕수용소'의 민낯 - 가짜뉴스의 대가는 결국 적자였다

제도적 허점과 그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가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다. 운영자 박모 씨(36)는 2021년 10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을 비롯한 연예인·인플루언서 7명을 상대로 비방·허위 영상을 23차례 올려 약 2억 5천만 원의 수익을 챙겼다. "장원영이 질투해 동료 연습생의 데뷔가 무산됐다"는 식의 허위 영상이 대표적이었고, 그는 이 수익으로 부동산까지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1심 인천지방법원은 2025년 1월, 박 씨의 행위를 '공공의 이익'으로 볼 수 없다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20시간, 약 2억 1,142만 원 추징을 선고했다. 검사 구형량의 3배가 넘는 이례적 형량이었다. 박 씨는 항소·상고를 거듭했으나 2026년 1월 29일 대법원(주심 권영준 대법관)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원심이 확정됐다.

민사적 책임도 잇따랐다. 장원영 개인이 제기한 손해배상은 1심에서 1억 원이 인정됐다가 항소심에서 5천만 원으로 조정·확정됐고,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도 별도로 배상 판결을 받았다. 여기에 2026년 4월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4민사부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에스파·엑소·레드벨벳 등 아티스트들에게 1억 3천만 원, SM 법인에 4천만 원 등 총 1억 7천만 원의 배상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인신공격성 영상이 아티스트의 인격권을 침해했을 뿐 아니라, 그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 하락이 회사의 핵심 자산을 훼손해 사업과 업무에 실질적 지장을 줬다고 판단했다.

형사 추징금과 잇따른 민사 배상을 단순 합산하면 수억 원에 이른다. "가짜뉴스로는 결국 남는 장사가 안 된다"는 명백한 경고다. 그러나 이 돈은 승자의 상금이 아니라 깊은 상처의 대가다. 피해자들은 짧게는 1년, 길게는 수년간 악성 루머에 시달리며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탈덕수용소의 몰락은 사이버 렉카의 추락을 상징하는 동시에, 수년을 끄는 소송 전쟁이 아니면 억울함을 풀 길이 없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구제역과 카라큘라 -'렉카 연합'의 균열과 그 뒤의 '시스템'

쯔양(본명 박정원) 협박 사건의 중심에는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과 카라큘라(본명 이세욱)가 있었다. 구제역은 공범 주작감별사(전국진)와 함께 2023년 쯔양에게 탈세·사생활 의혹을 빌미로 "돈을 주면 공론화하지 않겠다"며 5,500만 원을 갈취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카라큘라는 "폭로 영상을 올리기보다 직접 돈을 뜯어내는 것이 낫다"는 취지로 범행을 권유·방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결말은 이렇다. 구제역은 1·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으며, 2026년 3월 12일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해 형이 확정됐다. 이후 그는 위헌적 수사·재판을 바로잡겠다며 '재판소원'을 청구했지만, 2026년 4월 7일 헌법재판소가 이를 각하하면서 유죄가 최종 확정됐다. 카라큘라는 공갈 방조 혐의로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상고하지 않아 확정됐고, 쯔양의 개인정보를 전달한 최모 변호사도 처벌을 피하지 못했다.

주목할 것은 이들이 단순한 폭로자가 아니라, 서로의 영상에 출연하며 영향력을 주고받는 느슨한 연합체로 작동했다는 점이다. 가세연의 김세의 대표는 쯔양 사건 초기 구제역의 협박 정황이 담긴 녹취를 공개하며 '사이버 렉카 저격수'를 자처했지만, 이는 정작 쯔양의 동의 없는 사생활 폭로로 이어졌고 김 대표 역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며 '저격수가 피의자가 되는' 역설을 낳았다. 카라큘라가 구제역에게 "채널이 날아갈 수 있는 사안"이라 충고하는 녹취가 공개되면서, 연합 내부의 균열과 계산도 드러났다.

요컨대 구제역·카라큘라의 배후에는 특정 '자본가'나 '권력자'가 아니라, 조회 수와 광고 수익, 그리고 정파적 어젠다가 결합된 '시스템'이 자리한다. 한 렉카가 의혹을 제기하면 다른 렉카가 이를 받아 증폭하고, 다시 콘텐츠로 재생산하는 구조다. 이 시스템에서 '정의'는 상품이 되고, '폭로'는 성향에 따라 취사선택된다. 구제역이 확정판결 후에도 재판소원으로 또 한 번 피해자를 기다림 속에 몰아넣은 사실은, 개인을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이 구조가 멈추지 않는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그리고 구제역, 카라큘라의 배후에는 이들을 경쟁자들을 사이버 이지메를 하며 경제적으로 이용하는 자들이 있었다. 서울대 출신 코스닥 주가 조작 관련 전과 4범인 김준범의 이름 옆에 내 이름을 넣은 구제역의 검찰청 생방송은 분명한 의도가 있는 것이었다. 이 문구를 누가 이렇게 했는지, 무슨 의도인지에 대해서 이제는 알지만 당했을 때는 알 도리조차 없었다.


이제는 제도가 응답하기 시작했다 — 그러나 또 다른 숙제

다행히 이번에는 입법이 '필요성'의 단계를 넘어 '현실'로 진입했다. 2026년 1월 6일 개정된 정보통신망법(법률 제21305호)이 2026년 7월 7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개정법은 기존 불법정보 유형을 손질하는 동시에'허위조작정보'라는 개념을 신설하고, 다음과 같은 장치를 도입했다.

  • 징벌적 손해배상: 고의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포해 피해를 입힌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과징금: 허위·조작정보를 2회 이상 유통한 경우 방송통신위원회가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 부과 가능
  • 플랫폼 의무 강화: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ICSP)와 게재자에게 불법촬영물·명예훼손·허위사실 유포 등 불법정보의 신고 접수 및 삭제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 시 제재
  • 투명성·알고리즘 공개: 자율 운영정책 수립과 투명성 보고서 공표 의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2026년 5월 '대규모 ICSP·게재자' 지정 기준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네이버·카카오·유튜브 등 대형 플랫폼을 규제 틀 안으로 끌어들이는 후속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이 변화가 곧 '해피엔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법조계와 시민사회에서는 '공익 목적' 판단의 모호함을 우려한다. 기준이 불명확하면 가짜뉴스보다 오히려 '불편한 진실'을 다루는 정당한 보도가 위축될 수 있고, 피고가 된 언론·창작자는 초기 대응 비용과 심리적 부담을 선제적으로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와 피해 구제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이 법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맺으며

구제역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거쳐 유죄가 확정됐고, 카라큘라는 집행유예로 무대 뒤로 사라졌다. 가세연의 김세의 대표는 법정에 섰고, 탈덕수용소는 수억 원의 청구서에 짓눌렸다. 확실히 '사이버 렉카'의 한 시대는 저물고 있다.

그러나 승리의 서사를 쓰기에는 이르다. 인터넷 공간은 느린 재판을 비웃듯 복제된 악성 콘텐츠로 여전히 넘쳐난다. 중요한 것은 '구제역 한 명'이 아니라 '구제역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새 정보통신망법은 그 첫 단추를 끼웠지만, 익명 사업자와 플랫폼 수익 구조의 투명성, 그리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정교한 기준 설계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이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다시 '다음 탈덕수용소'를 기다리는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참고 자료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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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노컷뉴스, 「장원영 끝내 '탈덕수용소' 단죄…대법원 확정에 "법 대응 지속"」, 2026.01.30. — https://www.nocutnews.co.kr/news/6464608
  3. 더시사법률, 「장원영 비방 영상으로 2억대 벌어…'탈덕수용소' 집행유예 확정」, 2026.01.29. — https://www.tsisalaw.com/mobile/article.html?no=27981
  4. 한국경제, 「SM 가수 비방한 '탈덕수용소' 결국…1억7000만원 손해배상 판결」, 2026.04.29.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42946537
  5. 스타뉴스, 「[공식] SM 에스파→엑소 비방한 탈덕수용소, 1억7천만원 손해배상 판결」, 2026.04.29. — https://www.starnewskorea.com/music/2026/04/29/2026042910044165085
  6. 머니투데이, 「'징역 3년 확정' 구제역, 재판 소원 예고…"잘못된 부분 바로잡을 것"」, 2026.03.13. — https://www.mt.co.kr/society/2026/03/13/2026031316590029572
  7. 프리진뉴스, 「대법원, '쯔양 협박' 유튜버 구제역 징역 3년 확정」, 2026.03.12. — https://www.freezin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884
  8. 디지털타임스, 「'쯔양 협박 사건' 구제역 징역 3년 선고…공범·변호사도 처벌」, 2025.09.05. — https://www.dt.co.kr/article/12016220
  9. 나무위키, 「사이버 렉카 연합회의 쯔양 공갈 논란」(재판소원·헌재 각하 경과 참조). — https://namu.wiki/w/사이버%20렉카%20연합회의%20쯔양%20공갈%20논란
  10. 법률신문(율촌), 「개정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허위조작정보 규제」, 2026.02.03. — https://www.lawtimes.co.kr/LawFirm-NewsLetter/215607
  11. 인터넷신문협회보, 「[이슈 브리핑]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논란의 전개와 핵심 쟁점」, 2026.02.13. — https://www.kina.or.kr/news/articleView.html?idxno=534
  12. 다자비,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게재자 기준 마련」, 2026.05. — https://dazabi.com/insurance_magazine/article.php?id=20305
  13. 알티케이뉴스, 「[초점] '허위·조작정보 근절' 내세워 언론 '입틀막'…헌법적 쟁점은」, 2025.12.27. — https://www.rightknow.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114
  14.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사이버렉카 문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요약). — https://eiec.kdi.re.kr/policy/domesticView.do?ac=0000188961

본 칼럼의 사실관계는 2026년 5월 기준 공개된 판결 및 보도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형사 사건 운영자(박모 씨, 36세)는 보도상 익명 처리되어 있어 본문에서도 동일하게 표기하였습니다.